일본이야기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

빈토리 2021. 4. 21. 16:40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레전드 편 

 

 

일본에 거주하며 재밌게 봤던 테레비 도쿄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한국에서도 자막, 다시보기 서비스가 있어서 인지도가 전무한 예능은 아닙니다. 막차가 끊긴 시간, 출연진들이 일반인들에게 택시비를 대신 내주는 대신 집을 방문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으로 사전 섭외없이 일반인들로 진행되다보니, 노인이 몰던 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여고생을 둔 가족들의 이야기, 쓰레기 집에 사는 30대 여자,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평생을 살아온 노인, 스낵(스나크)을 운영하는 모녀 등,  다양한 환경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어요. 한국에선 채널W에서 방송했었고, 왓챠와 도라마 코리아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티빙에서는 다시보기가 종료됨)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이라는 제목처럼 쓰레기집에 사는 도쿄의 30대 여성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됐어요. 한국 인터넷 뉴스에서도 본 에피소드는 짧게나마 소개된 바 있을 정도로 충격적이기도 했고, 내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

 

도쿄 신주쿠에서 만난 30대 에리카 

차가 끊겼단 그녀의 말에 출연진들은 택시비를 내줄테니

집에 데리고 가줄 수 있냐 묻는데

 

에리카는 '진심이냐' 고 재차 물어보더니 

'데리고 가는 건 가능하지만, 집에 쓰레기가 엄청 많고,

특히 음식물쓰레기가 있어서 진짜 위험하다,  

다른 지저분한 집들은 귀여운 수준' 이라고 말함.

 

 

괜찮다는 출연진들과 함께 택시에 탄 에리카

(방영 당시) 올해로 38살인 에리카는 지금은 백수지만

원래 부동산 일을 했었다고 함.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

 

 

월 7만8000엔짜리 10조 1R 맨션에

혼자 살고 있는 에리카의 집은 상상을 초월함

이사를 온 이후, 청소를 하거나 쓰레기를 버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함.

 

세탁 역시 하지 않기 때문에, 옷은 그때그때 구입하고 

음식은 해먹고 싶어도 설거지를 하지 않으니 

조리 기구가 없어서 음식은 사서 먹는다고 함.

 

(먹고 남은 음식을 그대로 코~얏떼 하면서

이불 옆에 놓인 손에 잡히는 봉투로 스윽 하고 

덮어두는 모습도 보여줌)

 

 

여기서 어떻게 사냐고 물어보는 출연진들에게

쓰레기 더미 속, 유일하게 남은 침대 위 작은 공간을 보여주며

그리곤 여기서 음식도 먹고, 게임도 하고 잠도 잔다고.

나름 '공주풍 침대' 에 조명도 예쁘다고 말함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

 

 

 

그리고 한 켠에는 집과 어울리지 않는 화병과 꽃,

누군가의 사진이 담긴 액자가 놓여있었는데 

26~27살 무렵 연애했던 남자친구라고 함

꽃다운 나이에 죽어버려서 방 한 켠에 

나름의 불단을 만들어서 그를 기억한다는 에리카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

 

친한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남자친구는

같은 지역, 같은 나이에 생일까지 같고 너무 잘 맞아서

정말 운명과도 같았다고 함.

서로를 너무너무 사랑했고, 행복했었는데

사귄지 1년쯤 됐을때 에리카가 본인의

집에 남자친구를 데리고 가며, 두 사람의 불행이 시작됨.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

 

본가를 다녀오고부터 이상한 기류를 느끼게 된 둘

사실 두 사람은 낳자마자 헤어진 쌍둥이였음...

에리카는 친부모님 손에 길러졌지만, 남자친구는 자식이 없던

부부에게 입양되었고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것.

 

 

호적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부분인만큼,

둘은 너무너무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별을 결정했는데, 고통을 못 견딘 남자친구가 

그날 건물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음

 

 

 

일본 예능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家、ついて行ってイイですか?) 레전드 편

 

 

남자친구의 믿기지 않는 죽음과

슬픔으로 에리카의 평범했던 삶과 일상은

엉망이 되어버렸지만 

남자친구와 함께했던 그 시간들은 최고로 행복했고, 

그 기억과 시간들이 있어서 살아간다고 말함.

 

그리고 이제는 아기가 가지고 싶으니 결혼도 해야할까~

집 근처 부동산에 가서 일자리도 구해봐야 할까~ 라며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하는 이야기를 함.

에리카는 방송 내내 웃으며 태연하게 이야기 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던 에피소드...